커피나무의 고향은 에티오피아지만, 커피를 상품으로 길러 내다 판 것은 예멘이 먼저입니다. 15세기부터 홍해 건너 예멘의 산악지대에서 커피가 재배됐고, 모카 항구를 통해 세계로 나갔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커피 무역이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예멘의 밭은 계단식입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건조한 산비탈을 돌로 쌓아 층을 만들고, 그 좁은 단마다 나무를 심습니다. 물이 귀해 커피를 씻을 수가 없으니 가공은 당연히 내추럴입니다. 가공 방식을 고른 것이 아니라 그것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예멘은 오랜 내전 속에 있습니다. 물 사정은 더 나빠졌고, 커피보다 값이 빨리 되는 다른 작물에 밭을 내주는 일도 늘었습니다. 예멘 커피가 비싸고 물량이 들쭉날쭉한 데는 600년 된 밭이 지금 처한 사정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